10년 후 서울 부자들이 거주하는 미래 부촌은 어디일까. 화두에 대한 해답을 찾아본다. 필자의 지론인 '과학적 부동산 이론'을 빌려 설명해보자. 부동산은 부동성으로 인해 위치로서 개념이 대단히 중요하다. 위치가 좋고 나쁨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는 얘기다. 위치로서 주거용 부동산의 유용성은 쾌적성, 생활편리성, 교통접근성, 주변경관, 인구의 사회적 지위 등에 따라 평가된다. 상업용 부동산은 수익성, 공업용 부동산은 시장성, 생산성이 평가기준이 된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주택은 교육문화(30~35%), 환경조망(20~30%), 대중교통(20~25%), 편익시설(5~10%) 등 요인에 따라 집값이 형성된다. 부동산은 지리적 위치는 고정돼 있지만 사회적ㆍ경제적ㆍ행정적 위치는 가변적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에 대한 인간 활동이나 정부정책 등 변화에 따라 부동산 활동이나 가격은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위치 변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도 바뀐다. 부동산 위치를 변화시키는 구체적인 요인 3가지는 무엇인가. 첫째, 사회적 위치를 바꾸는 요인으로는 인구의 사회적 이동, 인구증감, 가족구성, 가구구조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둘째, 경제적 위치를 바꾸는 요인에는 도로, 철도, 전철,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기반시설과 경제성장, 소득증대, 경기순환, 그리고 토지의 용도전환 등이 있다. 셋째, 행정적 위치는 토지거래허가제, 그린벨트와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또는 해제, 부동산 가격통제, 조세정책, 도시계획 변경 등 정책 변화에 따라 바뀐다. 한마디로 인구증감, 가구구조, 소득증감, 가격통제, 조세정책, SOC, 도시계획 변경 등에 따라 부동산 위치가 바뀌고 가격 등 부동산 시장도 변하는 것이다. 주택시장 분석과 관련해 '여과과정(Filtering Process)'과 '주거분리' 이론도 매우 유용하다. 여과과정은 주택의 질적 변화, 거주 주체 변화와 가구 이동과의 관계를 설명하는 주택순환 이론이다. 주택은 소득과 결부되는 만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이 보여주는 수요 행태는 서로 다르다. 기존 고가주택이 노후하거나 낙후되면 고소득층은 새로운 고가주택으로 이동하는데 이를 '상향여과'라고 한다. 반면 저소득층에서는 낙후된 고가주택 혹은 저가주택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하향여과'다. 쉽게 말해 저소득층은 중고 저가주택을, 고소득층은 신규 고가주택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상향여과는 저가주택이 재개발ㆍ재건축돼 상위계층 주택으로 전환될 때도 해당한다. '주거분리'란 도시지역이 고소득층 주거지역과 저소득층 주거지역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말한다. 저소득층은 '정(+)'의 외부효과를 추구하기 위해 고소득층 지역과 가깝게 입지하려고 한다. 반면 고소득층은 '부(-)'의 외부효과를 피하기 위해 저소득층 주거지역에서 멀리 입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상을 요약해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주거용 부동산은 교육문화, 쾌적한 환경, 편리성, 교통접근성, 거주인구의 사회적 지위 등이 중요하다. 부동산은 위치도 변한다. 따라서 위치가 상향되는 지역, 특히 고소득층이 상향여과를 추구하는 지역의 고가ㆍ고급주택은 부촌의 필수조건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미래 부촌은? 해답은 간단하다.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 역세권 복합용도개발 등 도시계획과 도시공간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뀌는 지역, 고소득층과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계층의 주거상향 이동이 예상되는 지역, 재건축ㆍ재개발로 고급주택으로 변신하는 지역, 큰 공원이나 강변 등 녹지ㆍ문화공간이 풍부한 지역이 바로 그곳이다. 현재로서는 여의도, 용산, 뚝섬, 반포, 압구정, 청담, 삼성, 잠실지역 등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모두 한강수변공간, 도심권 내지 역세권, 대규모 재건축단지, 문화도시, 녹색도시, 복합도시라는 장점이 있다. 평창동, 성북동, 한남동 등 소위 재벌 저택촌은 그동안의 전통적 특수 위치에는 흔들림이 없을 것 같다. 분당, 평촌, 과천, 판교 등 신도시 운명은 향후 위치의 상향 여부에 따라 다소 유동적이다. 뉴욕, 런던, 도쿄 등 글로벌 도시의 부촌 역시 수준 높은 문화ㆍ상업시설, 수변공간, 대공원 인접 등 삶의 질과 높은 관계가 있다. 결론적으로 서울은 다른 국제도시들처럼 '파워피플(Power People)'의 대이동에 따라 도시 공간구조의 대변혁이 시작되면서 신부촌이 태동하고 있다. [고종완 고려대 도시개발ㆍ자산관리 최고위과정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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