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제1의 도시 알마티.
지난 12일 공항을 빠져나오자마자 목을 턱하고 막는 유연탄 냄새가 매캐했다.
시내로 향하는 쑤인바야 도로 주변으로 펼쳐진 고급 외제차 대리점들은 왠지 모를 어색함을 강하게 느끼게 만든다.
무려 20여 분 동안 계속 이어져 있는 대리점에는 벤츠, BMW는 물론 포르쉐 푸조 도요타 기아 현대차에 이르기까지 외제차 전시회장을 방불케 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5000달러를 가까스로 넘었다는 말을 믿기 힘든 장면은 아파트 청약현장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13일자 현지 부동산신문은 평당 분양가가 1000만원을 훨씬 웃도는 아파트 시세표로 가득했다.
최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시에서 분양을 마친 동일하이빌은 청약을 받다가 깜짝 놀랐다고 한다.
공사 진행을 책임지고 있는 임정환 동일하이빌 이사는 "평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아파트 청약에 수십만 달러를 웃도는 현금다발을 들고 온 사람들이 많아 당황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알마티시에선 터키의 한 건설업체가 아파트를 분양했는데 한 은행에서 700채를 한꺼번에 구매한 사례도 있을 정도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이 넘치는 오일머니로 술렁이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오일머니를 국가 경제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는 종자돈으로 삼고 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수마트라섬으로 가는 항구를 연결하는 도로는 화물차들이 기차처럼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는 것을 흔하게 볼 수 있다.
각종 자원을 옮겨야 하지만 도로, 기차 등 기반시설이 변변치 못해 벌어지는 일이다.
장준상 KOTRA 자카르타무역관 부장은 "2004년 민선 정부를 출범시킨 인도네시아는 `정치`에서 `경제`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지만 기반시설 부족이 걱정거리"라며 "인도네시아 정부는 해외자본을 끌어들여 도로, 항만, 발전소 등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데 전력투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석유제품의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동 특수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우리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막대한 부존자원에도 불구하고 `버려진 땅`으로 취급받았던 몽골은 최근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이 앞다퉈 경제적 원조에 나서고 있다.
경제 원조를 바탕으로 몽골 정부는 구리, 석탄 등 매장량이 많은 17개 광산을 지정해 구리, 석탄 등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와 삼성물산 등 한국 기업들이 지분 투자를 협상중이다.
특히 몽골 정부는 지난해 5월 노무현 대통령의 몽골 방문 때 28만7000㎢에 달하는 동몽골 평야지대의 농축산업 개발을 목적으로 한 `동몽골 프로젝트` 추진을 제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그 동안 중국 인도 베트남 등에 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국가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풍부한 천연자원이 무기다.
이상훈 카자흐스탄 경제경영대학(킴멥) 교수는 "인프라, 예를 들어 통신시장은 시장을 선점하는 기업이 그 나라의 기술표준을 만드는 것"이라며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보다 체계적인 지원과 정부 협조를 통해 적극적인 시장 개척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몽골 = 이창훈 기자 / 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 = 송성훈 기자 / 인도네시아ㆍ캄보디아 =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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